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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역

사라지는 작은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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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 최근 10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동네를 꼽으라면 그건 혁신도시가 들어선 반곡동이지 않을까? 옛 시골 마을들이 흔적도 없이 거의 동시에 사라진 곳이다. 지금은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신도시가 되었지만, 이곳에는 격변의 와중에도 여전히 살아남은 작고 아름다운 간이역이 하나 숨어 있다. 바로 중앙선이 지나는 반곡역이다. 머지않아 ‘지나던’으로 표현될 운명에 처해 있다.

 

혁신도시에 들어서 치악산 자락으로 가까이 가다 보면 새로 조성된 한적한 주택 단지와 공원을 만나게 된다. 굽이굽이 조금 더 올라가면 그림처럼 반곡역이 나타난다. 흙바닥의 역 광장 주변으로 은행나무, 소나무, 플라타너스, 밤나무들이 숲을 이루며 먼저 반겨준다. 역사 바로 앞으로 서 있는 두 그루의 벚나무가 흐드러지게 피는 봄이라면, 더욱 아름다운 반곡역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자그마한 갤러리로 꾸민 맞이방이라는 이름의 대합실에서 옛 풍경을 담은 사진이나 그림들을 감상하고 난 후 승강장으로 나가보자. 알록달록 갖가지 꽃이 피어 있는 화단들 뒤로 바로 철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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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역사는 근대 지방 역사의 분위기가 잘 간직되어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가슴 아픈 철도 역사의 사연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벌목을 운송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는데, 당시 수많은 주민이 강제 노역에 끌려가 철도를 놓으면서 안전사고가 속출하며 죽어갔다고 한다. 험난한 치악산 산세와 당시의 시대 상황을 떠올려보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반곡역은 이후 2007년 여객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무정차 간이역이 되었다가,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2014년부터는 다시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대에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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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닌 반곡역은 이제, 기차역으로서의 생명을 다하는 마지막을 준비 중이다. 원주-제천 간 복선화가 되면서 반곡역에 기차가 지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행히 이곳은 등록문화재(165호)로 지정돼 있어 역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반곡역 철로에서 기적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기차를 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사라지는 작은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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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역 앞뒤로 원주역은 이전을 준비 중이고 신림역은 폐역이 된다. 그 사이 신호장 역할만 하던 치악역, 유교역, 금교역, 창교역도 당연히 없어진다. 2019년 원주 철로의 역사는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 참고로 원주에는 위의 언급한 역들 외에도 파란만장한 간이역들이 더 있다. 지금은 관광지가 된 간현역, KTX가 다니면서 번듯해진 만종역,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지만 곧 폐역이 될 동화역까지.

 

반곡역 | 원주시 달마중 3길 30 (반곡동) | 1544-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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